투쟁이 되어버린 독서(트위터 그리고 데이터 회의주의)

요즘 두 가지 이유로 독서가 힘들어지고 있음을 여실히 느끼고 있다. (만성적인 게으름은 너무나 당연하니 제외시켜주자ㅠㅠ)

1. 트위터와 Read It Later…아니 그 전에 인터넷 그 자체.

솔직히 트위터를 하며 얻은 것이 더 많다. 우선 알짜배기 정보에 대한 창구가 엄청나게 늘었다는 것. 오랫동안 블로깅도 그만두고 눈앞에 닥친 일만 처리할 뿐 나라는 세계의 확장을 위한 탐험을 게을리하고 있었는데, ‘이 분 대단하다’ 싶은 사람 몇 명을 팔로잉하니 고구마 캐듯 재야의 고수들(사실 나만 몰랐던)의 주옥같은 한 마디 한 마디가 내 타임라인 안에 주루룩 펼쳐지는 것이다.(내 속에 숨겨져 있던 스토킹 기질도 발견 으흐흐) 그들의 블로그, 추천하는 책…게다가 Read It Later까지 조합하니 나의 곳간은 비워도 비워도 다시 차는 보물창고가 되어갔다.

그런데 배울거리, 읽을거리가 너무 많아진다. 그런 사이에 읽을 책들도 하나둘 쌓여간다. 그래 쌓이는 것까지 좋다. 가장 큰 문제는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거 찔끔 저거 찔끔하다 또 떨어지는 보석없나 싶어 타임라인을 기웃거리는 나를 발견한다. 할 일은 많고, 한꺼번에 처리를 하고 싶고, 그 중 쉽고 간단한 건 타임라인 훝는거니 몇 분 간격으로 확인하고….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니콜라스 카가 말했듯 ‘독서에 집중하던 행위는 어느새 투쟁이 되어 버렸다.’ (이 역시 타임라인에서 건진 기사다)

니콜라스 카는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을 때조차도 e메일을 확인하고, 링크를 클릭하고, 구글에서 무언가를 검색하고,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은’ 사람이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나는 이전의 뇌를 잃어버린 것”이라고 한탄한다. 인터넷이 집중력과 사색의 시간을 빼앗아 감에 따라 ‘예전처럼 독서에 집중하던 행위는 어느새 투쟁이 되어 버렸고’, 한 가지 일에 몇 분 이상 집중하지 못하는 무능력함을 걱정하기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전문가가 본 이 책] ‘TGiF’에 빠진 뇌, 사유를 거부하다

물론 그 이전에도 인터넷은 내게 산만함 레벨 90까지 달성할 수 있는 경험치를 제공해주었다. Alt+Tap, Alt+Shift+Tap(이건 모르는 사람도 좀 있더라) 신공은 덤. 하지만 스마트폰과 트위터 조합의 강력함은 산만함을 유비쿼터스로 만들어주었다. 때문에 요즘은 constipation으로 고생…아니 독서할 때 집중이 안되서 고생한닷!

2.데이터 회의주의

지식의 습득과정 혹은 가공과정은 자료(Data)->정보(Information)->지식(Knowledge)->지혜(Wisdom) 라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혹은 무엇인가가 나를 ‘가르쳐서 – 가(edge)를 쳐서(hit)’ 울림을 준다면 정보는 그 파동을 타고 지식으로 내게 전달되고, 지식은 체화라는 공명을 통해 지혜가 되는 것이다. (사실 지식으로 끝날때도 많고, 그마저도 곧 잊어버리지만 말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 모두 셀프로 처리할 수도 있지만, 그리고 정보에서 지식으로 넘어가는 지점부터는 각자의 내면에서만 이루어지는 과정이지만, Info를 습득하기 전까지 즉, Data가 Info로 가공되는 작업은 외부에서 이루어질 때가 많다. 책이란 것도 이미 Data가 Information化 된 형태다. 그렇기 때문에 Info에 대해선 어느정도 비판적 견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엔 비판적 입장에서 더 나아가 회의적까지 되어버렸다. 무슨 말인고 하니, 모든 주장이 삐딱하게 보이는 것이다. 저자가 자기 주장을 위해 특정 데이터/케이스만 수집해서 보여주는건 아닐까? 혹은 동일한 데이터/케이스를 두고 작가의 입맛에 맞게 특정한 방식으로 해석을 하는건 아닐까? 라는 식으로 말이다. 전자는 Data에 대해, 후자는 Info에 대해 좀 더 의심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엄밀히는 다르지만 Data를 Info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주관을 개입시키는 요소란 점에서 동일하다. 또한 필연적인 요소이기도 하고.

이렇게 모든 Info는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요즘 내게 있어 문제는 그 비율이 어느정도냐는 것이다. 책을 읽을 때(특히 경영,사회과학 관련 서적) 어디까지가 저자의 (사악한) 의도이고, 어디까지가 순수한 팩트인지 지속적으로 의심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심각하게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다.

이것도 어느정도 트위터 영향이라 생각되기도 한다. 정보량이 많아지다 보니, 그리고 가능하면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려하다보니 주장 그 자체를 분석하기보단 주장에 대한 의도를 의심하게 되는것이다. 왜 사춘기 때 하던 고민을 다시 끌어들여왔는지(…) 이젠 소설만 읽어야되나 싶기도 하다.

“투쟁이 되어버린 독서(트위터 그리고 데이터 회의주의)”의 2개의 생각

  1. ‘저자가 자기주장을 위해 특정 데이터/케이스만 수집해서 보여주는 건 아닐까? 혹은 동일한 데이터/케이스를 두고 작가의 입맛에 맞게 특정한 방식으로 해석을 하는 건 아닐까?’ ? 이 부분은 굉장히 필요한 고민이고, 모든 데이터, 정보를 볼 때 반드시 지녀야 하는 관점입니다. 완결된 형태의 글에 들어간 데이터나 정보는 어디까지나 해당 글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에서 선택되고 가공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어떤 데이터, 정보를 보여주느냐보다, 그 글을 쓴 저자가 어떤 세계관을 가지고 있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건전한 세계관을 가진 저자의 글이라면, 더욱 많은 이에게 도움되는 내용을 알리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 가공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

    1. 역시 요(要)는 저자를 판별하는 눈을 기르는 것이군요. 그러자면 제 세계관이 더욱 깊고 넓어져야 할테구요 :)

      헌데 데이터, 정보의 판단에 있어 오로지 가공자의 선의에만 기대야하는지 궁금합니다. 예를 들어, 정보가공자가 지켜야할 윤리적(?)인 가이드라인이나 가공된 정보에 있어 주관:객관의 황금비율! 같은 가치판단에 있어 정량적인 기준이 있을런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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