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멘션에 손대지 마쎄욧!

1.

2010년 7월에 시작한 트위터를 통해 이런저런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라기 보단 접했다) 어떤 부분에 있어 정말 닮고 싶은 사람들도 존경할만할 사람들도 보았고, 그런 사람들이 일련의 내 생각과 행동에 영향도 많이 끼쳤다고 생각한다. 캡콜드님(@capcold)을 포함한 슬로우 뉴스 필진이나 어떤 상황에서도 위트를 구사하는 분들(대표적으로 @so_picky님)을 우선 꼽을 수 있겠다. 이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그들의 블로그를 보고 감화 받았기 때문.

그렇게 내 삶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친 트위터를 시작한 초기에 수동 RT에 대한 반감을 엿볼 수가 있었는데 당시 트위터 문화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던 나로서는 수동 RT가 뭔지, 그걸 싫어하는 사람이 왜 많은지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트위터 문화를 적당히 익힌 후에도 그게 왜 그렇게 배척되어야 하는 문화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한 사건(?)을 겪고 나서 이거 썩 기분 나쁜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사실 이 포스팅을 하는 이유도 타임라인을 보다가 그 때의 일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일단 수동 RT가 무언지, 어떤 폐해가 있는지는 링크를 따라 들어가보시고… (직접 정리하려다 귀찮..)

2.

그닥 쓸모있는 멘션이 아닌 내 멘션을 구독하는 사람들이 갑자기 많이 늘게 된 계기가 있었는데 바로 이 트윗을 팔로워가 많은 누군가가 RT를 했기 때문. 참고로 내 멘션 중 가장 많이 RT(자동/수동 포함)된 것이 아닐까 한다.

별 게 아닌데 낯선 사람들의 칭찬이 쏟아지고 팔로워가 급증(적어도 나에겐)하는 게 조금 당황스러웠는데 부끄럽게도..기분은 좀 좋았다. 그런데 그렇게 들떴던 기분이 한 수동 RT에 확 나빠졌는데 바로 이것.

@korea_lawyer란 사람이 내가 한 멘션 중 “급한 주문이 들어와 할 수 없이 택배를 불렀다”란 문장을 쏙 빼버리고 RT를 한 것이다. 사실 없어도 의미가 변하지 않고 그렇게 중요한 일은 아님에도, 멋대로 수정당하니 기분이 퍽 나빴다. (참고로 이 사람 덕분에 RT가 더 되거나 팔로워가 늘진 않았다. 거의 끝물이어서리…)

수동 RT를 함으로써 1)잘못된 정보가 유통되었을 때 원천 멘션을 삭제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어지는 것 뿐 아니라 2)선의적이든 악의적이든 어떤 이의 멘션이 조작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게 된 사건이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1)에 대해선 수정된 정보 역시 널리 퍼뜨리는 매너가 만연되어 있다면 상관없는 문제고, 이슈에 대한 아카이빙과 확산성이란 측면에서 오히려 권장할만 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감정을 자극하는 멘션이 불같이 전파가 되고, 좀 더 엄밀한 팩트를 지적하는 멘션은 대개 fav로 묻히는 게 실태인지라, 정보성 트윗은 수동 RT를 자제하라는 말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게 될리가 없으니, 다시금 팩트를 강조할 수 밖에…

문제는 2)인데 (당해보니까) 의도야 어쨌건 모든 조작은 악의적이다.

그런데 지난 금요일(4/20), 내가 좋아라 하는 쏘피키님의 이런 멘션을 보았다.

무슨 일인가 해서 좀 찾아보니 역시나 내가 팔로우하고 있는 @indiz님의 이 멘션이 문제가 된 것이다.

쏘피키님의 원본은 이것.

이와 관련된 쏘피키님의 이전 멘션은 다음과 같다.

이걸 보면 쏘피키님은 9호선 문제에 대해 사람들이 보수쪽을 만악의 근원으로 삼아 비난할 때, 사람들이 좀 더 팩트에 집중하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이런 멘션을 한 것 같다. FTA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나라를 욕할 때 시작은 노무현 대통령과 민주당이었다는 걸 꾸준히 얘기하던 분이었다. (여태 몰래 관찰하기로는) 진보적 성향이 꽤 강한 분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원본에서 “DJ시절 외자유치에 사활을 걸 때” 라는 부분은 그런 맥락을 이야기하는 데 있어 꼭 필요한 부분이지만, 전직 기자 출신이라는 사람이 위와 같이 편집을 쏙 해버렸다. 누구보다 맥락과 팩트를 중시해야 하는 기자가 말이다. 왠만하면 유머로 받아치는 쏘피키님도 기분이 나빴던지 이렇게 멘션을 보내더라..

이에 대한 @indiz님의 답은 이것인대,,

글쎄다… 나는 맥락을 유지했는지도 모르겠고, 설령 그렇다손 치더라도 그렇게 편집=조작을 해야하는지도 모르겠다. 자기 의도를 혹은 반론을 전달하기 위해선 얼마든지 방법이 있었을텐데 말이다.

보는 내가 화가 났다. 이미 미약하게나마 @korea_lawyer에게 당해본 기억에 더해, @indiz님이 전직 기자라는 점에 더 화가 났던 것 같다. 아니 오히려 한국의 기자라서 더 거리낌이 없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4.

같은 날 비슷한 시간에 현직 기자이신 @theother22님의 이런 멘션을 보았다.

나 역시 긴 글도 @theother22님이 지적하는 RT 형태도 매우 싫어하지만, 사람들의 의도를 왠만하면 좋게 해석하려는 내 성격상 “리스트엔 자동 RT가 흘러들어가지 않으니 본인을 리스트로만 구독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러겠거니”..하고 신경을 꺼버렸다. (물론 그것보단 일종의 나르시즘인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지만…)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다 멘션을 링크거는 방법을 전해드렸더니 @theother22님이 본인은 파랑새를 쓰시는대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신다. 해서 파랑새를 깔아서 실행을 해보니,,, 나 역시 1)멘션의 링크를 따는 걸 못 찾겠더라.

파랑새를 실행시켜보고 또 하나 놀랜 것은 2)팔로워의 수가 유독 강조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내 팔로워가 자그마치 742명이야. 왜이래 이거!

1)과 2)에 놀래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하게 수긍이 되는 것이 1)은 원본 따윈 돌려차기나 먹엉 하는 문대성화의 영향이 있겠고, 2)는 팔로워가 많은 것이 마치 하나의 권력처럼 받아들여지는 (한국의) 이상한 트위터 문화가 한 몫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국산 트위터앱 파랑새…바로 지웠다.

5.

나는 팩트에 충실한 수정된 정보 역시 잘 전파된다는 조건하에, 편집이 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수동 RT 역시 긍정한다. 140자가 넘어가는 긴 글로 만들기 싫어 의미없는 구두점 같은 기호나 띄어쓰기 역시 손봐서 자기 의견을 붙여 RT 하는 것도 긍정한다. 물론 그건 RT 대신 MT (Modified Tweet)이라고 붙여주면 더 좋고. (아마 캡콜드님 방식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수동 RT가 싫지만 어쩔 수 없이 하게 될 때 우선 자동 RT를 먼저 하고 뒤에 첨언해서 수동 RT를 한다.

혹은 이전에 한 RT의 링크를 따서 붙여놓고 첨언을 하거나..

아 그리고! 좋은 정보나 글이면 fav만 하지말고 RT도 하자..

왜 이리 시간들여 트위터 문화 대사 같은 이런 포스팅을 하고 있나 생각해보니… 이게 다 @korea_lawyer 때문이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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