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어를 먹으며…

이 사진에서 느낄 점은 한국인의 젓가락질은 신기에 가깝다는 것-_-

며칠 전, 모님이 빙어를 사와 다같이 먹게 되었다. 살아서 펄떡펄떡 뛰는 녀석을 보며, 여자분들은 손을 다 못 대는 와중  호기롭게 첫 젓가락질을 했다. (사실 나도 빙어는 첫경험) 젓가락에서 도망가려는 녀석을 입에 밀어 넣으며 "내가 널 먹고 세상에 좋은 일 많이 할게. 고맙다."라고 나도 모르게 크게 외쳤다. 좌중 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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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데 빙어나 낙지 뿐 아니라 우리가 먹는 모든 것들은 산 것이고 살았던 것이다. 하다못해 쌀알 하나마저도 햇볕과 이슬과 농약과 땅의 기운을 머금고 살아있는 존재로 살아있는 존재에게 그 생명력을 넘긴다. 사실 난 구분할 수가 없다. 단지 생명의 '시점'에 따라 먹을 수 있고, 먹을 수 없다는 게. 잔인하고, 그렇지 않다는 것이. 내겐 똑같이 잔인하고 똑같이 무자비하고 똑같이 평화롭다. 마찬가지로 나는 채식주의자도 이해하지 못한다. 식물의 생명력은 느껴지지 않는가? 그것을 취하는 건 잔인한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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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탐욕스럽게 먹이사슬의 최상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인간의 의무는 먹거리의 생명력을 이어받아 쌀알이, 빙어가 (어쩌면 하고 싶었으나) 할 수 없었던 이로운 일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먹거리를 대하는 태도는 그래야한다고 나는 믿는다. 그것이 무수히 많은 생명을 먹어버린 자로서의 의무라 생각한다.
빙어야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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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이해못하는 것과 별개로 인간의 잔인함과 폭력성에 반발해 채식을 선택한 자들의 관점은 옹호한다. 그렇게 아파할 수 있는 사람은 이로운 일을 할 가능성이 높이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