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와 클라우드 컴퓨팅 (부제:온오프라인의 통섭과 컴퓨터의 아날로그화)

굳이 IT업계의 구루인 에릭 슈밋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매경 신년 인터뷰) 지난해의 화두는 모바일SNS 임에 누구도 부인하지 못 할 것이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테크에 해박하지 않은 사람들도 SNS와 모바일 생활에 익숙해졌으니깐 말이다. 이젠 이러한 기술들이 함의하고 있는 문화적 의미(개방, 협업, 통섭 등 시작된지는 오래된 web2.0의 사조들)도 사회전반에 조금씩 스며들고 있는 분위기이다. 그럼 그 다음은 무엇일까?

 

개인적인 예상은?유비쿼터스(Ubiquitous)의 본격화이다. 1974년(인터넷이 상용화되지도 않던 시절! 대단하지 아니한가?!) 나의 영웅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MIT교수의 발언(“유비쿼터스적이고 분산된 형태의 컴퓨터를 보게 될 것”)으로부터 시작된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철학은 ‘언제 어디서나 정보통신서비스에 접속을 하고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위키피디아). 하지만 유비쿼터스는 오랫동안 기술적, 문화적 장벽이 높았고 또한 많았다. 광케이블이 깔리고, IMT-2000이 상용화되던 시절의 TV광고가 주창하는 바완 달리, 인터넷 속도의 향상과 핸드폰 상용화는 컴퓨터를 떠나 인터넷을 얘기할 수 없다는 사실만 더 깨닫게 해 줄 뿐이었다.

 

허나 그동안 컴퓨터 너머 존재하던 온라인 세상의 정보의 Pool은 넓어지고 깊어져 접속할만한 가치가 더 높아졌다. 또한 네그로폰테 교수가 말한 컴퓨터의 분산화가 차곡차곡 이루어지고 개방과 협업으로 인한 집단지성의 문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인간의 온라인화가 기술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당위성을 지니게 된 것이다. 2011년 한 해는 그러한 경향이 더 심해져 책상 위 컴퓨터, 스마트폰 뿐이 아니라 타블렛, 스마트TV,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 RFID 등 우리를 온라인 세상과 연결해 줄 창구가 더 다양화될 전망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간 테크발전의 흐름을 유.비.쿼.터.스. 한 단어로 뭉뚱그려도 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이런 분산된 컴퓨터로 인한 인간의 온라인화가 유비쿼터스의 충분조건일까?

 

여기서 유비쿼터스 컴퓨팅에 대한 개념을 다시 한 번 살펴보자. (출처:위키피디아)

마크 와이저의 3가지 철학

1. 사라지는 컴퓨팅 (disappear computing):‘사라진다(disappear)’의 개념은 일상의 사물과 컴퓨터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사물의 특성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머그컵이 기존의 것과는 달리 위치정보 알림 기능을 내장해 단말기로 머그컵의 위치 정보를 받거나, 온도에 따라 머그컵의 색상이 변할 수 있는 것이다.

2. 보이지 않는 컴퓨팅 (invisible computing):‘보이지 않는(invisible)’다는 개념은 이용가능한 다수의 컴퓨터를 물리적 환경에 배치해, 기존 컴퓨터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사용자의 능률도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컴퓨팅이 인간의 현실 공간 속에서 보이지 않으려면 소형모터나 실리콘 칩을 내장할 수 있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

3. 조용한 컴퓨팅 (calm computing):‘조용한, 무의식적(calm)’인 컴퓨팅은 인간의 지각과 인지 능력에 대한 개념이다. 기술적인 점보다는 인간이 어떻게 컴퓨터의 정보 환경과 상호 작용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개념

1. 끊김 없는 연결 (Seamless Connectivity; HC Infra Network) : 모든 사물들이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끊기지 않고 항상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2. 사용자 중심 인터페이스 (User Centered Interface):사용자가 기기 사용에 있어서 어려움이 없이, 처음 접하는 사람을 포함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제공 되어야 한다.

3. 컴퓨팅 기능이 탑재된 사물 (Smart Things):가상공간이 아닌 현실 세계의 어디서나 컴퓨터의 사용이 가능해야 한다.

4. 의미론적 상황인지 동작 (Semantic Context awareness):사용자의 상황(장소, ID, 장치, 시간, 온도, 날씨 등)에 따라 서비스가 변해야 한다.

 

위를 종합해보면, 결국 유비쿼터스 컴퓨팅은 ‘무의식 레벨에서의 컴퓨팅’ 혹은 ‘온오프라인의 통섭’으로 일컬을 수도 있겠다. 그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선 인간이 온라인화(처럼 느껴져야)되어야 할 뿐 아니라, 곳곳에 분산화되어 스며든 컴퓨터 또한 오프라인화(처럼 느껴져야)되어야 하는 것이다. 인간의 디지털화 vs. 컴퓨터의 아날로그화…랄까?

 

그래서 올 한 해 무엇보다 에너지가 집중되어야 될 분야 중 하나가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이라 생각한다. 물론 내 소망과는 무관하게 2011년 IT업계의 최대 키워드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정보를 서버에 저장한 다음 언제 어디서든 초고속 네트워크로 연결된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PC 같은 단말기로 접속해 사용하는 모델을 말한다. 극도로 분산화되고 있는 컴퓨터를 하나로 묶어주는 것이다. 이는 끊김 없는 사용자 경험(Seamless UX) 을 제공해주는데, 위의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개념 1번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의미이다. 즉, 단말기와 네트워크 뿐 아니라 ‘나’의 단말기끼리도 서로 연결되고 동기화되어 ‘내게’ 최적화되어야 하는 것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사용하는 Read It Later를 예로 들어보자. 아이폰으로 앱을 실행시키면 ‘폰에서’ 마지막 읽었었던 곳부터 글이 시작된다. 아이패드에서 동일한 앱을 실행하면 ‘패드에서’ 읽었던 마지막 부분에서 글이 시작된다. 비록 Read It Later 실행시 글의 목록은 동기화를 하더라도 나는 폰에서 읽던 글을 패드에서 이어 읽고 싶다. 트위터 관련 앱을 더 말할 것이 없다. 같은 앱일지라도 싱크개념은 전혀 없어서 폰으로 보다가 패드로 보면 타임라인을 다시 훑으며 시작해야된다. 이러한 것은 사용자 경험(UX – User eXperience)의 마이너스적 요소다.

하지만 클라우드 환경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구축되면 서버란 웅덩이안에서 단말기끼리, 그 안의 소프트웨어끼리 내게 최적화된 형태로 동기화될 것이다. 즉, 컴퓨터가 아날로그화되어 사용자에게 연속성(Seamless UX) 있게 다가오는 것이다.

 

현재 아마존, 구글, IBM 등 클라우드 컴퓨팅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는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정확히는 모르겠다. 그냥 서버와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걸 이용하는 댓가로 과금 하겠지 막연히 생각할 뿐. 구글 닥스나 드롭박스 같은 형태는 있지만 아직까지 개인적인 레벨에서 (그 이름만큼이나)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뚜렷한 모델은 없는 것 같다. 개인적인 바람은 기술의 발달이 공각기동대나 매트릭스 같은 디스토피아적 미래가 아니라 모두가 기술의 혜택이 인간의 진화를 도울 수 있는 형태로, 그리고 무엇보다 다양한 형태로 발전을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기술이 가져올 여파나 문화에 대해서도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이번 아마존이 위키리크스의 서버를 막은 것에 아찔함을 느꼈다. 기술이 발달이 개인을 더 편하게 만드는게 아니라 빅 브라더에게 강력한 통제권을 준 게 아닌가 하고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정지훈 교수님의 말대로 다음과 같은?클라우드 컴퓨팅의 문화적 고려가 절실한 게 아닐까 싶다.

찰스 레드베터(Charles Leadbeater)가 주창한 개방형 클라우드 선언(Open Cloud Declaration)의 5가지 원칙

1. 우리는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특정 회사의 표준 클라우드 밑에서 동작하는 디지털 하늘을 원하지 않는다. 첫번째 원칙은 다양성이다. 우리에게는 공공 클라우드가 필요하다. 위키피디아나 전세계 박물관들이 개방형으로 협력하여 만들고 있는 월드디지털라이브러리(World Digital Library)와 같은 전세계 공공 클라우드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

2. 상업적 클라우드의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있어야 한다. 이들의 지나친 권한을 규제하거나 공정한 경쟁이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 사람들이 보다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으며 쉽게 서비스를 옮길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 클라우드에 저장된 개인정보는 충분히 안전해야 하며,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측이 아니라 개인의 자유의사에 의해서 컨트롤 되어야 한다.

3. 기존 산업시대 미디어들이 새로운 클라우드 서비스의 진입을 막는 행위도 규제해야 한다. 그 중심에는 저작권(copyright)가 있다. 클라우드 문화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쉽게 협업하고, 공유하며, 창조하는 것에서 창의성을 증진하고 사회의 가치를 올리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이며, 지나친 저작권은 이런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다. 새로운 형태의 라이센싱(licensing) 방법이 있어야 하며, 이는 개방적인 접근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Creative Commons 는 좋은 시작점이 되지만, 창의적인 아티스트나 저작을 하는 작가들에게 리워드를 줄 수 있는 고려가 더 많이 되어야 한다.

4. 전세계 정부들의 과도한 규제 역시 중대한 위협이 된다. 전세계의 정부에서 이러한 패러다임과 문화의 변화를 인지하고 이를 과도하게 규제하기 보다는 지원할 수 있는 설득의 노력이 필요하다.

5. 개방형 웹에 있어 가장 무서운 문제는 불평등(inequality)이다. 아직도 많은 못사는 나라의 국민들은 디지털 월드에 발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 웹을 시작으로 다양한 기기들 및 네트워크 인프라의 보급은 이런 못사는 나라들의 국민들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클라우드 문화는 반드시 이와 같은 글로벌 문화를 증진하는 것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오픈소스 개발도구, 매우 저렴한 기기의 보급, 위키피디아와 같은 서비스들의 활성화, 그리고 여유가 있는 쪽에서 기부를 하고 같이 나누는 문화 등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보급되어야 한다.

(출처 : 정지훈님 블로그)

추가. 클라우드 컴퓨팅에 관해 훨~~~씬 통찰력 있는 글, 기사들

1. [블로터닷넷] 뜬구름 잡기 1년, 뭉게구름은 어디에? 역시 ‘동질경험의 제대로 된 유지’를 꼽고 있다.

2. 클라우드 컴퓨팅이 몰고올 파괴적 혁신 – 역시 정지훈님 블로그 – 클라우드 컴퓨팅은 거대한 사회적 변화를 끌어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등등

“유비쿼터스와 클라우드 컴퓨팅 (부제:온오프라인의 통섭과 컴퓨터의 아날로그화)”의 1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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