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 돈벌이는 오바다”의 오바

[도시농업 돈벌이는 오바다 | 황교익] – 클릭

예전부터 황교익 씨의 글을 보고 기분이 좋은 적이 별로 없었는데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첫째, 옳은 주장(근거)이나 문구에 틀린 근거(주장)나 억지를 섞어 쓴다는 점과 둘째, 자신이 아는 좁은 범위의 지식 – 하지만 틀릴지도 모르는 – 에 대한 확신을 모든 범위로 확장시킨다는 점이 걸렸던 것 같다.

문제는 황교익 씨의 늘 뭔가에 딴지를 거는 포지션과 좋은 언변이 합해져 해당 분야에 대해 잘 모르거나 깊이 생각한 경우가 없었던 사람들에겐 그의 말이 섹시하게 들린다는 점. 예를 들어 링크 건 글에서의 이런 문장.

자연은 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자연은 인간의 이해와 관련 없이 그냥 존재할 뿐이다.
유기농의 도시농지에 유익한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래서 이런 추종자들도 생기는 거고(…)

 

본격적으로 해당글을 까보자.

우선 이 글은 ‘서울시의 도시농업 상업화를 비판’하는 제목과 주장을 앞세운다. 그에 대한 근거는 1)도시농업은 환경에 부담이 되고 2)척박한 도시의 땅에서 키운 농산물은 맛없다는 것이다.

도시농업은 환경에 부담이 된다

ㄱ) 논리의 비약

논리는 다음과 같다.

‘도시농업은 환경에 부담을 줄 수 있다(이유 없음) > 그러면 유기농해야 > 유기농으로 상품성 높이려면 퇴비 많이 줘야한다 > 부영양화 > 도시농업 안 된다’

다짜고짜 도시농업은 환경에 부담이 된다고 시작한다. 그래서 유기농을 택하면, 유기농이 (더?) 환경에 부담이 된단다. 무슨 순환논리인지 모르겠다.

물론 상품성을 위해 퇴비를 빡세게 준다는 전제를 들긴 했지만, 기껏해야 옥상, 상자텃밭 같은 좁은 면적을 이용한 도시농업이 얼마나 전문적이길래 부영양화를 걱정할 만큼 퇴비를 써대겠나. (웃긴 게 뒤에서는 전문적이지 않아 맛없다고 비판했다.) 트친의 말마따나 이는 헬스장 가기만 하면 우락부락해질까봐 걱정하며 안 가는 꼴이나 다름없다.

굳이 유기농의 부영양화를 까고 싶으면 화학비료, 농약 팍팍 주는 관행농의 환경 오염과 대비를 했었어야지 그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논리의 비약을 좋게 해석해서 ‘상품성 있게 농사 지으려면 환경에 부담이 된다.’ 로 정리를 하면, 굳이 그걸 도시농업에만 한정지을 수도 없다. 도시/농촌 그리고 관행농/유기농을 막론하고 농업 자체가 문제가 있는거지. 그렇게 농업을 까고 싶으면 농업 이외의 것과 농업의 장단점을 대비해야하고.

ㄴ) 퇴비=부영양화?

비료를 과다하게 주면 남은 게 지하수로 흘러가 부영양화 일어나는 게 맞는 이야기다. 그런데 일단 그렇게 전문적으로 퇴비를 펑펑 주진 않을테고, (옥석을 잘 가려야하지만) 요즘엔 유기농자재도 여러 종류가 있다. 녹는 게 느린 완효성도 있고, NPK 양을 줄여서 오염 걱정이 덜한 퇴비도 있고.

황교익 씨가 평소 주장하듯 화학조미료든 농약이든 화학비료든 뭐든 적당히만 쓰면 나쁠 거 없다. 퇴비도 마찬가지인데 왜 본인이 평소 주장하는 걸 퇴비엔 적용을 안 하나?

척박한 도시의 땅에서 키운 농산물은 맛이 없다

동의한다. 그런데 그건 농촌에서 지은 유기농도 관행농도 땅이 망가지면 마찬가지다. 유기농 10년 이상 한 농가의 땅도 척박해질대로 척박해진 걸 봤지만, 화학비료/농약 펑펑 써댄 농가의 땅이 폭삭 망가진 건 셀 수 없이 많이 봤다. 맛칼럼니스트라지만 제대로 된 농작물 맛은 모르는구나 싶다. 우리 야채 좀 먹고 미각을 깨치셔야 할텐데… #ㅉㅉ

마찬가지로 땅을 살리면 도시농업이든 농촌농업이든, 관행농이든 유기농이든 맛이 있을 수 있다. 그렇게 품질의 범위가 넓고 다양하니 유기농보다 나은 관행농도 있을테고, 관행농보다 나은 유기농도 있을테고, 전문 농사꾼이 지은 것만한 도시농업도 없진 않을거다. 그런데 왜 그리 확신을 하시는지.
도시농업의 상업화를 비판하는 주장 자체는 동의를 한다. 하지만 현실성을 고려해 비판해야지 논리의 비약과 말도 안되는 근거를 갖다 붙여 비판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황교익 씨의 다른 글을 보고 드는 생각은 이 사람은 유기농이면 이유없이 낮춰보는구나 싶다. 그래서 도시농=유기농으로 도식화해놓고 이런 뻘글을 싸지른 건 아닌지. 지금은 농민신문에 소속되어 있진 않은 거 같지만 이 트윗에서의 이유 때문인 거 같기도..

““도시농업 돈벌이는 오바다”의 오바”의 1개의 생각

  1. 요리하는 친구가 ‘벤츠’ 탄 맛칼럼리스트라는 표현을 하더군요. 다른 글도 그닥이지만 이번엔 논리의 비약이 심했습니다. / 일단 블로그 책갈피에 넣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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