씩씩(食識)하자 – 먹는다는 것의 의미

*이 글은 씩씩(食識)하자 라는 강의의 마지막 편으로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씩씩(食識)하자 – 먹거리 이면 들여다보기
  2. 육식/축산 편
  3. 채식/농업 편 1부 먹거리의 중요성,?2부 유기농의 맹점
  4. 가공식품 편
  5. 먹는다는 것의 의미

라지만 따로 봐도 상관없다는…(그래도 다 읽으면 새해에 주름 하나 덜 받으실 수도..#야!)

*채소를 나눠줘서 그런가 내가 채식주의자인 줄 알고 팔로를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데 거기에 대한 답이라 봐주시면?되겠다.

SBS 스페셜 고기 – 2부 통소비 어떠세요 中

페이스북의 창립자이자 CEO인 마크 주커버그가 올해(2011년) 5월 다음과 같은 결심을 발표했다. “나는 내가 죽인 고기만 먹겠다”라고. “집에서 바베큐를 먹었는데 사람들이 돼지고기는 좋아하지만 살아있을 적 모습을 떠올리긴 싫어하더라. 그 모습이 무책임한 것으로 보였다”라고 동기를 밝히면서 말이다. (참고로 사진의 다큐 추천! 원하신다면 댓글 달아주시면 보내드림)

많은 사람들이 개를 먹는 것을 꺼린다. 저커버그의 말대로 살아있을 적을 모습을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그렇다면 개를 먹는 것은 잔인하고 돼지는 먹는 것은 괜찮은가? 그에 대한 답과 실천으로 모든 육류를 끊고 채식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육식은 잔인하고 채식은 그렇지 않은가?

채식이 뭐가 잔인한 것이냐 의아해 할 수도 있겠다. (많은 사람이 이 글을 읽을 일도 없겠지만 -_-;;) 하지만 난 땅 살리는 기술을 전파하고 농사를 짓다보니 매사에 고마워하는 마음도 그리고 미안한 마음도 커지는 것 같다. 수확을 할 때는 힘들게 자란 작물을 손쉽게 뚝 따버리는 것이 미안하고, 로터리를 칠 때는 흙 속에 사는 미생물의, 지렁이의, 각종 곤충과 벌레의 터전을 흐트려 놓는 것이 미안하다. 흙은 가만히 보면 하나의 작은 우주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밭에 나갈 때는 항상 속으로는 입 밖으로는 이야기를 한다. ‘잘 자라줘서 고맙다 그리고 미안하다’고.

고기?뿐 아니라 우리가 먹는 모든 것들은 산 것이고 살았던 것이다. 하다못해 쌀알 하나도?햇볕과 이슬과 땅의 기운을 머금고 ‘살아있는 존재’로 살아있는 존재에게 그 생명력을 넘기는 게 아닌가??食이라는 행위는 근본적으로 잔인한 것이다.?육식 뿐 아니라 채식도 똑같이 잔인하고 똑같이 무자비하고 똑같이 평화로운 것이라 생각한다.

올 2월 처음으로 빙어를 먹게 되었다. 살아서 펄떡펄떡 뛰는 녀석을 보며 조금의 주저 끝에 호기롭게 젓가락질을 하며 한 입 크게 먹었다. 젓가락에서 도망가려는 걸 입에 밀어 넣으며 나는 나도 모르게 “내가 널 먹고 세상에 좋은 일 많이 할게”라 크게 외쳤다. 좌중은 폭소를 하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 나는 생각에 빠졌다. ‘왜 나는 주저를 했으며, 왜 나는 결국 먹었으며, 왜 나는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일까?’

한동안 고민을 하다 결국 책임감의 문제라는 결론을 내렸다. 食이라는 행위가 근본적으로 잔인한 것이라는 이해를 바탕으로 감사한 마음을 갖고 하위 먹이사슬에 속한 것들의 생명력을 이어받는 것. 그리하여 돼지가, 빙어가 혹은 쌀알이 어쩌면 하고 싶었으나 할 수 없었던 세상에 이로운 일을 하는 것. 그러한 책임감/의무감을 가지는 것이 탐욕스럽게 먹이사슬의 최상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인간의 의무가 아닐까? 바로 그것이 먹는다는 행위의 본질은 아닐까?

You Are What You Eat. 당신은 당신이 먹는 바로 그 무엇임을…잊지 말자.

*오늘 타임라인으로 재미난 것이 흘러들어와서..

ps. 채식주의자에 대한 단상

얼마 전에 아이유가 한 프로그램에 나와 소의 생간을 맛있게 먹는 장면이 방송되었나보다. 그래서 한국채식연합이란 곳에서 kbs에 공식사과를 요구한 것 같은데… 나 역시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하지만 ‘일부’ 채식주의자 분들은 이런 주장을 한다.

 

논의를 확장시키에 앞서 우선 나는 채식주의는 아니다. 어릴 때는 고기가 없어서 못 먹었지만 지금은 있으면 먹고, 없으면 굳이 찾아서 먹질 않는 수준. 게다가 일을 하다보니 입맛의 기준이 워낙 높아져서(…)

나는 채식주의를 긍정하는데 이유는 동물에 관한 연민이 클수록 다른 어려운 것 – 지구환경, 불평등 등등 – 에 대해서도 아픔을 느끼고 행동할 확률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채식을 하는 이유가 다양하지만 동물에 대한 연민이 가장 큰 것 같아 하는 이야기) 또한 현대의 과다한 육식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정말이지 육류소비를 줄여야 하는 것은 자명하다.

다만 채식을 지향하는 일부가 육식을 하는 사람에게 세우는 대립각이 안타깝고, 오히려 자기가 주로 먹는 식물에 대한 무지가 안타깝다. 나는 현행 축산방식만큼이나 현행 농업방식이 파괴적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나는 동물권만큼이나 식물권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니 식물권 뿐 아니라 미생물권, 곤충권, 토양권, 水권, 당랑권(응?) 모두 동물권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양돈하시는 부부와 저녁식사를 하다가 돼지의 자연수명이 15년이라는 말을 하게 되었는데 진심 가득한 표정으로 하시는 말씀이 ‘어머 불쌍해라’였다. 앎이란 것이 이렇다. 앎을 바탕으로 고민을 해야 순리가 아닌 것을 거부할 수가 있는 것이다.

채식을 지향하는 사람은 육식을 하는 이에게 적대심을 세울 것이 아니라 ‘현행 축산방식과 동물권을 고려해서’ ‘현행 축산방식’이 어째서 문제가 되는지 더 널리 알려야 하는 것 아닌가?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지지하는 입장에서, 채식의 이유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고 운이 좋으면 설득시켜 동참시키는 것 또한 채식의 일환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기왕이면 현행 농사방식에 대한 고민도 듬뿍 해주고)

“씩씩(食識)하자 – 먹는다는 것의 의미”의 4개의 생각

  1. 잘 읽었습니다 ‘ㅅ’/ 현 채식주의자고 이번에 대학 졸업하면서 졸업작품으로 비슷한 주제를 다룬 애니메이션 작업을 했었는데요… 외딴 사이트에 올렸더니?아무도 봐주는 사람이 없어서 ㅠㅠ… http://vimeo.com/31891932?에 있는건데 저도 인간이 동물, 더 나아가서는 식물, 그리고 대자연이 주는 모든 것에 감사하고 생명을 뺏는 일에 좀더 책임감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작업을 했었습니다 -ㅅ-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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