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를 만들어 BoA요 (덤으로 청국장도)

*고추장 만들기에 이어… BoA요 이게 시리즈가 될 줄은 몰랐..

왜 메주는 점점 맛이 없어질까?

여태 메주는 맛있다고 소문난 여러군데서 구입해 집에서 된장을 담아왔는데 올해는 콩 80kg로 메주를 직접 만들었다. (만드는 김에 청국장도) 여기엔 이유가 있는데 해가 갈수록 메주가 점점 못해져, 즉 발효가 덜 되서 된장에 깊은 맛이 떨어진다 느꼈기 때문이다.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세 가지 원인이 짐작된다.

첫 번째는 된장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 어이가 없지만 실제로 그래서 제대로 안 띄우기도 한다고 들었다.

두 번째는 온도. 메주엔 800여 가지의 미생물이 있다고 한다. 메주의 대표적인 미생물인 유산균, 바실러스균 등은 36도 이상의 온도에서 번식이 잘된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뜨거울 정도로 따뜻한 아랫목에서 메주를 푹 띄웠다. 이를 생각해보면 우리네 조상에 왜 ‘겨울’에 메주를 띄웠는지도 짐작이 가능하다.

하지만 요즘은 예전처럼 아랫목에 온도를 팍 올리지 않는 것 같다. 구입하는 몇 군데 물어봐도 난방비 때문인지, 어르신들이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해서인지 30도 이하로 온도를 유지하는 곳도 있더라.

마지막 이유로는 바로 이 되겠다. 청국장이나 메주에 미생물을 접종하는 용도로 짚을 넣는데 요즘엔 농약으로 샤워하지 않는 짚을 찾기가 어렵다. 당연한 말이지만 농약과 미생물…친하지 않다.

첫 번째 이유는 좀 웃기고, 두/세 번째 이유를 생각해보면 발효가 잘 될리가 없다.

해서 이번엔 메주를 직접 만들었다. 원래 미생물을 배양하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36~40도로 유지하는 따뜻한 제조실도 있고, 올해는 벼농사도 직접 지은터라 향긋하고 깨끗한 짚도 구비해 메주 띄우기에 완벽한 조건.

한 가지 아쉬운 건 콩은 직접 농사지은 것이 아니란 점. 콩 구입할 때 요령은 당연하게도 직접 농사를 짓는 곳에서 사는 것인대, 아는 농민이 없으면 이름 난 두부전문점에 문의하면 좋다. 우리도 출장 갔다가 들린 두부전문 식당에서 구입했는데 콩 외에 다른 농사를 짓지 않은 일모작이라 그런지 콩도 튼실하고, 가게 일로 바빠 농약도 별로 못 줬다고 한다.

두부전문점 아주머니께 들은 재밌는 이야기는 콩을 타작하고 나면 콩껍질 – 외피 말고 콩알 주위의 얇은 피막 – 이 떨어진, 판매할 수 없는 것들이 있는데 그러한 콩으로 메주를 띄웠더니 발효가 전혀 안되더라고 한다. 콩의 얇은 피막이 미생물을 접착시키는 역할을 하나? 한 번 연구해볼만하다.

기본 테크 트리

우선 콩을 깨끗이 씻고 – 정말 깨끗이 씻어야지 아니면 메주맛이 써짐 – , 물에 불린다. 이 때 불리는 물은 그냥 물을 써도 상관은 없으나 우리집 같은 경우 황기를 삶을 물을 썼다. 그리하여 황기된장! +_+

책이나 인터넷을 뒤져보면 콩을 불리는 시간은 대략 15~24시간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콩 80kg를 5차례에 걸쳐 메주를 만들며 테스트를 해 본 결과 적어도 이틀은 충분히 불려야 나중에 빻기가 쉽다. 아! 청국장은 하루만 불려도 된다.

이제 불린 콩을 푹 삶는다. 뚜껑을 닫고 물이 넘치지 않도록(단물 아깝다), 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삶자. 우리는 75L 짜리 찜통에 20kg는 좀 무리고 대략 18kg 정도 담아 4~5시간 정도 삶았다.

다 삶은 콩을 덜어서 물을 빼준다. 남은 물은 다시 콩을 불리는 데 쓰던가 아니면 잘 익어가고 있는 된장 항아리에 부어준다. 여기까지가 기본 테크트리. 이제 청국장과 메주로 전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빠밤빠 빠밤빠 빠밤빠 빠빠바밤 (이걸 아는 당신의 연배는…)

A. 청국장

사실 청국장은 더이상 할 게 없다. 물기 뺀 콩에다가 깨끗한 짚을 박아주면 된다. 여기에 습도와 온도를 유지시켜주기 위해 이불이나 얇은 보를 덮고 36~42도 정도 되는 곳에 2~3일 정도 두면 끝~!

하루 지난 사진

헌데 우리가 청국장을 만든 용도가 찌개를 끓이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말려서 통으로 먹기 위해서인지라… 통풍이 잘 되는 서늘한 곳에 두고 말려보았다.

말렸더니 색이 까무잡잡하게 되면서 말리기 전보다 더 잘 발효된 냄새가 났고, 덜 말린 것보다 맛도 더 좋았다. (시차를 두고 테스트 함)

B. 메주

자.. 이제 삶은 콩을 빻자. 앞서 이야기했듯 삶기 전 물에 덜 불리면 이 과정이 매우 힘들어질 수 있다. 하루말고 이틀을 불리면 슬슬 밀어도 부드럽게 빻인다. 다 빻고 나면 메주 모양을 만들어야 하는데 사실 사각형으로 하든, 삼각김밥 형태로 하든 상관은 없다. 허나 우리는 작업의 편의성을 위해 스태인리스로 틀을 만들어버렸…

손잡이 정말 아름답지 않은가+_+ 대대손손 물려줄 수 있겠다.

틀에 얇은 천을 깔고, 빻은 콩을 채워준다. (중간중간 먹으면 참 고소미) 꾹꾹 눌러담으니 한 장 당 2kg 정도 소요된다. 다 채운 뒤 천을 덮어 모양을 잡아주고 탁하고 뒤집으니…

메주 (모양) 완성~ :)

이렇게 완성한 메주를 짚 위에 얹어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말린다.

하루 말린 모습

사실 이 과정을 생략하고 모양을 만들고는 바로 띄우는 경우도 있다는대 해보니까 말리는 과정이 있는 게 낫겠다. 이유는 높은 온도에서 바로 띄우게 되면 메주 내부에서부터 바로 발효가 되어 부풀어 올라 형태를 유지하기가 곤란해질 것 같기 때문. 메주를 어느정도 두툼하게 만드는 이유도 바로 그것인 것 같다.

얇게 만든 걸 갈라보았다. 이대로 먹어도 맛있..

2~4일 잘 말린 메주를 짚을 깔고 켜켜이 쌓는다. 최대한 메주의 모든 면이 짚에 닿게 하면 좋다. 충분히 쌓았으면 이불을 덮고, 뜨뜻한 곳으로 메주 영감님을 모셔다 드리자.

띄운지 하루 지난 모습

책이나 인터넷에선 10~15일 정도 띄우라고 하던대 가운데가 손으로 누르면 쑥 들어갈만큼 띄우면 되겠다. 아직 띄우는 중인데 중간중간 냄새도 맡고 상황 봐서 빼야지.

다 띄우면 짚에다 감아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걸어둬 말리면 끝~! (차후 상황은 지속적으로 사진을 찍어 업데이트 해야겠다.)

(늦은 update) 콩 80kg를 4차에 걸쳐 메주를 만들었는데 대략 13일에서 18일 사이에 배양실에서 빼고 말렸다. 속까지 아주 잘 떴다. 속을 꼭 확인하자!

“메주를 만들어 BoA요 (덤으로 청국장도)”의 4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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