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작물에 항산화물질은 더 많고, 농약 성분은 더 적다는 연구

혹시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2년 전에 유기농과 일반 농산물에 영양적 가치에 큰 차이가 없다는 기사를 번역한 적이 있다. (관련 주제에 관해 관심이 있다면 지난 포스팅을 더 힘주고 썼으니 지난 포스팅도 꼭 읽어보시길..다만 긴글주의)

정 반대되는 결론의 연구가 최근 발표되었는데…논평은 뒤로 하고 우선 뉴욕타임즈의 관련 기사 번역…이전에 4줄 요약부터

4줄 요약

  • 유기농과 일반 작물 비교한 이전의 연구를 비교, 분석해봤더니 유기농 작물에 농약이 적고, 항산화물질은 많더라.
  • 그렇다고 유기농 먹는다고 무조건 건강해지는 건 아니다. (확대해석 말아달라.)
  • 그런데 유기농을 건강 때문에 먹냐? 환경 살리고 농약 피하기 위함 아님?
  • 연구비는 EU와 유기농을 지지하는 단체에서 후원 받았지만 그에 따른 제약은 없었다.

(괄호 안엔 주로 문맥에 맞게 추가하거나 개인적인 생각을 풀어놨다.)

유기농 작물에 농약은 덜, 항산화물질은 더 있다..는 연구
Study of Organic Crops Finds Fewer Pesticides and More Antioxidants (원본 기사)

유기농 음식의 장점에 대한 논쟁이 활발한 가운데, 앞선 관련 연구들에 대해 포괄적으로 리뷰를 한 결과, 일반 농법으로 기른 작물에 비해 유기농 과일, 야채, 곡물에 항산화물질은 훨씬 더, 농약 성분은 훨씬 적게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이 연구를 이끈 영국 뉴캐슬 대학의 생태농업과 ecological agriculture 교수인 Carlo Leifert 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작물을 기르는 방식에 따라 결과물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 자명해졌습니다. 만약 당신이 유기농 과일과 야채를 구입해 먹는다면, 같은 칼로리 섭취하고도 평균적으로 더 많은 양의 항산화물질을 더 가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다음주 British Journal of Nutrition 에 실릴 이 연구는 유기농 제품을 섭취하는 것이 더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거라는 주장까지는 하지 않는다.

Leifert 박사는 “우리는 이 연구를 바탕으로 건강 지표(health claims의 의역)를 만드려는 건 아닙니다. 이 연구는 유기농 음식이 반드시 건강한 것이라고 결론짓기엔 불충분합니다. 그리고 이 연구는 유기농 식품으로 식단을 바꿨을 때 얼마나 건강이 좋아지는지에 대해선 아무런 이야기도 해주지 않습니다.” 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연구자들은 일부 항산화물질이 암과 여러 질병에 걸릴 위험을 낮춰준다는 다른 연구를 언급했다.

이번 연구의 결과는 2년 전 스탠포드 과학자들이 한 비슷한 방식의 분석과는 상충된다. 2년 전의 연구는 유기농과 일반 작물 사이에 영양적으로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스탠포드의 과학자들은 “(유기농과 일반 작물 사이에) 작은 차이가 있지만, 굳이 더 비싼 유기농 식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에게 건강 상의 뚜렷한 효능을 줄 만큼은 아니다.” 고 말했다.

스탠포드의 연구는, 이번에 실시된 연구와 마찬가지로, 일반 작물에 농약 잔류량이 몇 배나 더 많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몇 배나 더 많은 그 양조차 기준치 미만이라며 농약 잔류량의 중요성은 평가 절하했었다.

대체로 유기농업은 화학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는다. 이로 인해 생태계에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수확량은 줄어든다. (산들: 여기엔 반대 의견. 화학비료, 농약 팡팡 주다가 땅이 망가질대로 망가져 수확량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유기농도 유기농 나름으로 수확량까지 좋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산들농법이라든지..) 유기농 무역 협회 Organic Trade Association 이 추산하기로 작년 미국에서 유기농 식품의 판매 규모는 323억 달러였으며 이는 전체 시장의 4%를 약간 넘는 수준이었다.

심히 논쟁이 되는 부분은 과연 유기농 과일과 채소가 영양적으로 더 도움이 되는지 여부이다. 많은 반대론자들은 유기농을 더 비싸게 받아먹기 위한 마케팅 상술이라고 여긴다.

런던 위생 열대 의학대학원 Hygiene and Tropical Medicine 의 연구원인 Alan D. Dangour 는 “다른 주장도 가능합니다. 만약 당신이 (유기농이든 일반농이든 상관없이) 좀 더 많은 과일과 채소를 먹는다면, 당신은 영양을 더 섭취할 수 있다는 거죠.” Dangour 박사는 2009년에 발표된 일반농과 유기농 작물 사이에 영양적으로 별차이가 없다는 논문을 주도한 사람이다.

이러한 차이점은 구별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왜냐하면 기후 같이 (작물이 자라난) 장소나 년도(year)에 따른 변화의 범위가 넓은 요인들이 작물의 영양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산들: 토양이 제대로 살아나면 기후가 아주 심하게 바뀌지 않는 이상 작물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반대. 하지만 유기농도 기준만 겨우 지킨 질 낮은 유기농이 있고 그 반대인 것도 있고, 일반농도 마찬가지로 그 스펙트럼은 넓어서, 샘플을 유기농 작물, 일반 작물로 이분하여 선택하기 어렵다고 생각..이런 이유로 연구마다 결론이 다르고 그래서 논쟁적이지 않나 싶다.) 혹여 (작물의 영양면에서)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소비자의 건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

이번 연구에서 과학자들로 구성된 국제적 팀은 실험실에서나 현장에서 어떤 실험도 하질 않았다. 대신 이전에 발표된 343개의 연구를 엮어서 메타-분석이라는 통계적 방법을 통해 분석한 것이다. 메타 분석을 통해 각기 다른 형태와 퀄리티의 연구에서 알짜배기 정보를 비교, 분석, 통합을 할 수가 있었다.

이전 연구들 중 일부는 측정수(measurements)가 많았고, 어떤 것은 적었다. 연구 중 어떤 건 수년에 걸쳐 여러 작물을 비교한 것도 있었고, 어떤 건 고작 몇 가지 샘플만 살펴 본 것도 있었다. 그러나 메타 분석이 제대로만 이루어 진다면, 그 결과는 개별 연구의 평균보다 클 수가 있다.(산들 : 측정수나 샘플수의 평균을 의미하는 듯)

결과적으로 유기농 작물은 일반 작물보다 항산화물질은 17% 더 많이 가지고 있다고 이번 연구는 밝혀냈다. 그 중 일부 항산화물질은 차이가 훨씬 컸는데, 예를 들어 플라바논 flavanones 이라 알려진 화합물은 유기농 작물에 69%나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항산화물질은 그 양이 매우 많을 때 오히려 유독하게 작용을 한다. 하지만 (아무리 높다해도) 유기농 작물에 들어있는 정도는 그정도로 높은 편은 아니다. (산들 : 기사에서 이 부분이 참 마음에 듦)

연구자들은 여러 번, 다양한 방법으로 데이터를 분석했고 매번 공통적/보편적 결과들이 공고히 도출되었다고 말했다.

이 연구엔 429,000 달러가 쓰였다. 자금은 유럽연합EU과 영국 자선 단체인 Sheepdrove Trust 로부터 지원받았다. 이 단체는 유기농 관련 리서치를 지원하는 단체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자금에 그 어떤 조건도 딸려오지 않았고, 그들의 연구는 출판을 위해 엄격한 scientific peer review를 거쳤다고 이야기했다. (산들 : 이 부분도 참 마음에 드는데, 같은 NYT 기사라고 해도 2년 전 스탠포드 연구 관련해선 비용이 얼마 들었는지도 밝히지 않았고, 외부 자금은 없었다라는 연구원들의 말만 실었기 때문. 이후 카길이 스탠포드를 후원한다는 이야기도 봤었고..)

워싱턴 주립 대학의 교수이자 이번 논문의 저자 중의 한 사람인 Charles M. Benbrook 은 이번 분석을 통해 최근의 연구들과 통합함으로써 이전의 논문들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의 결론은 농약을 쓰지 않는다면 식물에 좀 더 많은 항산화물질이 있을 것이라는 우리의 예상/기대와 부합한다.

이번 연구는 또한 유기농 작물, 특히 곡물엔 카드뮴 같은 중금속 수치도 낮다는 걸 밝혀냈다. Benbrook 박사는 이러한 결과에 연구원들이 놀랐다고 말하며, 수은과 납 같은 다른 중금속은 별차이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항산화물질 관련한 뚜렷한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영양학 전문가들은 “그래서요?” 라는 질문에 아직 남아있다고 말한다. (산들 : 섭취를 해서 실제적으로 얼마나 건강상 차이가 있는지 여부를 의미하는 듯)

뉴욕대의 식품영양/공중보건학과 교수인 Marion Nestle는 “이 이후의 것들은 추측의 영역에 남겨져 있습니다. 이는 정말 답하기 어려운 문제죠.” 라고 말했다.

Nestle 박사는 본인은 유기농 식품을 구입을 하지만 그 이유가 그것이 환경을 위한 길이고, 농약을 피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유기농이 만약 좀 더 영양적이라면 그건 보너스입니다. 보너스가 얼마나 중요하냐고요? 글쎄요. 답하기 어렵네요.(산들: 아주 주안점은 아니란 이야기인 듯)

그녀는 계속했다. “유기농 작물이 일반 공장식 작물보다 덜 영양적이라고 생각할 이유는 없습니다. 과거의 어떤 연구는 유기농이 더 많은 영양을 가지고 있다고 했고, 어떤 연구는 그렇지 않다고 했죠. 더 많은 연구와 좀 더 나은 통계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위의 “2009년에 발표된 일반농과 유기농 작물 사이에 영양적으로 별차이가 없다는 논문을 주도한”) Dangour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전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이번 논문의 연구원들이 이전의 연구들 중 불분명한 것까지 포함시켜 분석했다는 실수를 범했다면서 “내 생각엔, 영양 구성면에서 차이가 난다는 분명한 증거가 없다.” 고 말했다.

 

연구마다 결론이 다른 건 어찌보면 당연하단 생각이 든다.

유기농도, 일반 작물도 그 스펙트럼이 워낙 넓고 다양해서 기준만 겨우 맞춘, 일반 작물보다 훨씬 못한 유기농도 있는 반면(이전에 쓴 유기농에 관한 미신이란 글도 읽어보면 좋으다), 비료나 농약을 최소한 혹은 이상적으로 관리하고 사용해서 유기농보다 훨씬 좋은 일반농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유기농, 일반농 이렇게 이분법으로 구분하기엔 어렵다..는 게 첫 번째 이유고,

둘째, 농사법 뿐 아니라 작물에도 워낙 다양한 종류가 있고, 그에 따라 영양 성분과 사용되는 농약 성분도 천차만별이라 실험의 통제가 어려울 거라 추측한다.

셋째, 마찬가지로 통제 측면에서 유기농이든 일반 작물이든 식품과 건강과의 관계까지 가버리면 그야말로 혼돈의 카오스. 만약 유기농을 먹어서 더 건강해졌다면 단순히 유기농의 효과가 아니라 유기농을 먹을 수 있거나, 신선식품을 더 자주 먹는 가정환경 덕분일 수도 있는 거.

내가 연구자가 아니라 두 번째, 세 번째 이유는 추측일 따름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유기농과 건강을 관련짓는 이야기엔 이제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려 했는데, 이번에 발표된 연구가 2년 전의 스탠포드 연구처럼 직접 실험이 아니라 기존의 관련 논문들을 메타-분석이란 기법을 통해 비교 분석한 연구이고, 기사가 연구비나 반대 의견도 다루는 등 여러 측면에서 균형적으로 잘 쓴터라 한 번 번역을 해봤다.

기사 후반부, Nestle 박사의 이 말에 상당히 공감을 하는데

“유기농 작물이 일반 공장식 작물보다 덜 영양적이라고 생각할 이유는 없습니다. 과거의 어떤 연구는 유기농이 더 많은 영양을 가지고 있다고 했고, 어떤 연구는 그렇지 않다고 했죠. 더 많은 연구와 좀 더 나은 통계가 필요합니다.”

 

그 이유는 지난 스탠포드 연구를 비판적으로 이야기한 포스팅에서 그대로 따올 수 있겠다.

게다가 이번 연구에서 리뷰한 240여 편의 논문의 수가 오히려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것이 연구 대상도 과일, 채소 등으로 굉장히 많은데 관찰 대상을 비타민, 오메가-3, 농약 등 몇 가지 카테고리로 묶어 버리면 각 카테고리 속에 포함되는 논문은 굉장히 숫자가 적을 것 같다. 실제로 기사에서도 농약의 부분은 연구수가 적었다고도 하고 말이다. 다른 항목에서는 샘플 수가 충분했을까? 농약 뿐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40년 간의 논문을 분석했다고 하는데, 예전엔 아예 측정할 수 없었거나 정확한 측정을 할 수 없었던 항목이 있지 않았을까?

게다가 몇몇가지 영양성분들의 분석으로 영양성에 대해 퉁치듯 결론지어버리다니…

 

이런 이유로 이번 연구에서 쓰인 343개의 논문도 부족하다고 생각.

“유기농 작물에 항산화물질은 더 많고, 농약 성분은 더 적다는 연구”의 4개의 생각

  1. 이런 훌륭한 블로그를 이제야 발견하다니, 발견한 기쁨도 큽니다만 모르고 지나보낸 세월도 안타깝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 어이쿠 방치하고 있던 블로그를 이렇게 극찬해주셔서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ㅠㅠ 블로깅을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단 다짐이 드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준민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 처음 유기농이 시작된 이유가 더 영양가 높은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한 방식에서 비롯된 것은 아닙니다. 단일작물을 대단위로 생산하는 방식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이에대한 해결 방법으로 여러 농산물들이 공생하며 스스로를 지켜가는 방식에서 그 대안을 찾고자 했을 것입니다. 이 안에는 농사를 짓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의 변화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화학약품을 사용하느냐 안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지요. 하지만 지금 연구하고 있는 방향은 유기농에서 추구하고자 했던 방향과는 무관하게 화학약품을 덜 사용하면 더 영양가가 높아지느냐를 따지고 있습니다. 이전과 같인 단일작물을 대단위로 화학약품을 쓰지 않고 유기농이라고 마크를 붙여서 생산하는 것이 진정 무슨 의미가 있어서 이런 연구를 하는지 정말 이해 불가입니다. 아마도 유기농 농산물을 생산하는 큰 회사의 이해와 결부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지는군요. 접근 방식을 달리해서 진실에 가깝게 가시기를~~

    1. 방치한 블로그에 들러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유기농’이란 단어를 싫어합니다. 농사법에 스펙트럼이 넓고, 지향하는 바도 다양한데 현재 유기농이라고 판명하는 기준으로는 그를 포괄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많이 변질되기도 했고요.

      그런 의미에서 원래 유기농이 지향하는 바도 뭔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의 결도 다양합니다. 말씀하신대로 본질적인 유기농의 방향성에 초점을 맞춘, 현장/실험실 연구도 많고, 지금 저 기사처럼, 그리고 지적해주신 바대로 유기농과 영양가와의 연관성을 파고드는 연구도 있죠.

      후자의 연구의 방향성이 잘못된 거라 생각하진 않습니다. (순수하든 변질되었든) 유기농이 퍼지기 위해선, 그리하여 대중들에게 더 알리기 위해선 저런 연구도 필요하죠. 이 관점에 경민 님의 동의를 굳이 구할 필욘 없을 것 같네요. 개인적인 판단 기준을 뭐라 할 순 없는 노릇이니까요.

      그런데 말미에 “접근 방식을 달리해서 진실에 가깝게 가시기를~~” 이란 말씀은 제 글을 오독하신 것 같습니다. 해당 포스트는 우선 그런 연구에 대한 기사를 번역했고, 포스트 내내 ‘유기농과 건강(혹은 영양성)을 상관짓는 연구는 (믿음이 안 가) 관심이 없다.’ 는 논조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제가 한 연구도 아니고, 그를 해석하는 논지도 그게 아니었는데 “무슨 의미가 있어서 이런 연구를 하는지 정말 이해 불가”, “접근 방식을 달리해서 진실에 가깝게 가시기를” 이란 말씀을 하시는지 “정말 이해 불가”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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