씩씩(食識)하자 – 육식/축산편

예전에 썼던 씩씩하자 시리즈를 보완해 귀농통문 봄호에 연재한 걸 업데이트. 분량상 지면에 싣지 못한 것도 끼워넣었더니…길어…

매섭던 추위가 한풀 꺾인 2월의 어느 주말, 오랜만에 밤 나들이를 나섰다. 밤공기 속을 거닐다가 고파진 배를 달래려 들어간 곳은 어느 치킨집. 고즈넉한 동네 분위기만큼이나 식당의 메뉴도 독특해 숙주나물 샐러드가 치킨의 사이드 메뉴로 나오는 곳이었다. 바삭하고 고소한 후라이드 치킨과 튀김의 느끼함을 산뜻하게 씻어주는 숙주나물의 궁합에 감탄하면서도, 질소비료 특유의 씁쓸한 뒷맛이 안타까워 맥주로 목을 축이는 친구에게 물었다. “콩나물이나 숙주나물이나 이렇게 길쭉하고 오동통한 건 비료줘서 그런거 알아? 보기엔 더 좋을진 몰라도 이게 더 안 좋은건데. 맛도 그렇고”

친구는 관심이 없다는 듯 모른다고 답했고, 난 다른 사람들도 그런지 궁금해져 트위터에 질문을 했다. 그랬더니 길쭉하고 오동통한 게 보기 좋다고 오히려 선호하는 사람이 많을 뿐더러, 질소비료로 인한 쓴맛이 원래 맛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거란 답이 왔다.

미생물로 땅을 살리는 일이 몸에 익어가며 여유가 조금씩 생길 때쯤 오랜만에 학교에 가 후배에게 밥을 사줬었다. 전공과는 전혀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신기했던지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이것저것 묻는 후배에게 먹고 있던 상추쌈을 예로 들어 설명을 했다. “보통 이런 쌈채류가 냉장고에서도 일주일이면 물러지지? 살아난 땅에서 나온 상추는 한 달에서 두 달까지도 신선하게 먹을 수 있어. 맛도 달라. 이거 찝찌름하게 쓰잖아? 이런 맛은 질소비료 줘서 그런거야.”

그랬더니 후배 왈 “우리집에서도 부모님이 텃밭에서 비료 안 주고 상추 키우는데, 맛이 똑같은데? 원래 상추는 쓴 거잖아?”

자연스럽지 않은 것들이 자연스러워진 시대다. 구불구불하고 얄브스름한 콩나물과 숙주나물은 이제는 원래부터가 길쭉하고 오동통한 것으로, 향긋함과 달근하고 쌉쌀한 맛이 공존하던 상추는 이제는 원래부터가 찝찌름한 것으로 바뀌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농업 현장을 다니며 가장 놀랐던 순간 중 하나는 이천에서 채소 농사를 짓는 농민을 만났을 때였다. 귀농 6년차이던 그는 유기농을 하고 싶으나 그럴 수 없는 여러 현실적 어려움들을 토로하며 이런 이야기를 했다. “이렇게 검푸른 채소는 질소비료 많이 줘서 그렇잖아요? 그런데 이런 게 더 튼튼하고 좋아 보인다고 소비자들이 선호를 하니까, 유통업자들이 이런 걸 요구해요. 그래서 화학비료 주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주는 면도 있어요.”

그렇다. 모르기 때문에, 잘못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길쭉하고 통통한 콩나물이, 질소비료의 찝찌름한 뒷맛이, 채소의 검푸른 빛깔이 자연스럽지 않은 것이란 사실을 모른다. 문제는 그러한 무지(無知)가 확산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만연한 무지에 사람들은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니 차이에 둔감해진다. 둔감해지니 굳이 잘못을 고치려 하지 않고 되려 그 잘못이 지속되도록 요구한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 현상 속에 답이 들어있다. 무지를 깨뜨려야 한다.

그동안 농업과 축산 관련 일을 하며 보고 듣고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귀농통문의 소중한 지면을 빌려 동물과 식물, 그리고 가공식품 같은 먹거리에 전반에 대한 이면과 문제점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좀 더 많은 사람이 먹거리(食)를 의식하고 알았으면(識) 하는 마음에서, 그래서 모두 같이 씩씩(食識)해지자는 바람으로.

육식/축산 편

자연에서 멀어질 수록 우린 우리의 먹거리가 어디서, 어떻게 오는지 잊어버리게 된다. 사실 나 역시 땅 살리는 일을 하며 농사를 짓기 전까지 참깨와 들깨가 어떻게 다른지 알지 못했고, 악취 제거하는 일로 축산농가에 자주 가기 전까지 늘 먹던 소, 돼지, 닭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식으로 자라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막연하게 더러운 동물이라 알고 있던 돼지가 사실은 청결한 걸 좋아하고, 상당히 똑똑한 동물이라는 것을 양돈하는 분에게 들었을 때 상당히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실제로 돼지가 진흙으로 몸을 더럽히는 건 기생충 예방과 더운 날 체온을 낮추기 위한 것이고, 후각이 뛰어나고 냄새에 기초한 기억력은 동물 중에서도 최상위라고 한다.

공장식 밀집사육과 동물복지

혹시 소의 자연수명이 어떻게 되는지 아는가? 돼지, 닭은? 그럼 얼마동안 키워내 도축은 하는지는 아는가?

자연수명

도축시기

15~20년

30개월

돼지

15년

180~200일

7~8년

30일

소, 돼지, 닭의 자연수명과 도축시기는 위와 같다. 생각보다 수명이 길지만, 인간으로 치면 고작 10대일 때 도축이 되는 셈이다. 이렇게 도축시기가 자연수명보다 훨씬 이른 것은 생산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때 잡은 고기가 가장 맛이 좋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어차피 잡아 먹으려고 키우는 것, 일찍 잡으나 늦게 잡으나 그게 무슨 상관인가 생각할 수도 있다. 그리고 동물복지가 뭐가 그리 중요한가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그것이 틀린 견해는 아닐수도 있지만, 가축을 사육하는 방식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닭의 평균 수명의 경우 모 치킨 트위터 계정이 30년이라 그래서 일파만파 퍼진 적이 있는데 위키피디아나 다른 영문 자료를 보면 종에 따라 5~10년이라지만 대부분 7년으로 되어 있고, 가장 오래 산 닭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마틸다가 16년을 산 걸 보면 30년은 부정확한 이야기)

공장식 밀집사육의 실태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에서 발간한 2012년 식육편람에 따르면 2011년 소, 돼지, 닭의 1인당 소비량을 보면 다음과 같다.

2011년

1인당 소비량 (kg)

도축량 (마리)

10.2

852,565

돼지

19.0

10,833,043

11.4

759,609,670

1인분을 200g으로 봤을 때 1년 동안 한 사람이 평균적으로 소는 51인분, 돼지는 95인분, 닭은 57인분을 먹는다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 2011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선 소는 약 85만 마리, 돼지는 1083만 마리, 닭은 자그마치 7억 6000만 마리가 도축이 되었다.

이 엄청난 양의 육식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공급이 받쳐줘야 한다. 그 해법이 바로 빨리, 그리고 많이 키워낼 수 있는 ‘공장식 밀집사육’이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공장식 밀집사육이 시작이 되었기 때문에 요즘과 같은 육류 위주의 식단과 식성이 만들어졌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공장식 밀집사육을 지속할 수 밖에 없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인과관계를 따지는 것이 이제와서 뭐가 중요하겠는가.

여기서는 공장식 밀집사육의 실태와 문제를 좀 더 살펴보자.

돼지

돼지의 사육 단계를 단순화하자면 자돈(仔豚, 새끼 돼지), 비육돈(肥育豚, 고기용으로 살찌우는 돼지), 모돈(母豚, 어미 돼지)으로 나눌 수 있다. 돼지는 생후 열흘 이내에 송곳니와 꼬리가 잘리는데 이는 좁은 공간에서 받는 스트레스 때문에 다른 돼지의 꼬리를 물어 뜯다가 결국 살점마저 씹어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컷은 거세를 시키는데, 이는 남성호르몬의 분비를 줄여 근육 발달을 억제하고 고기에 나는 수컷 특유의 냄새(雄臭)를 줄이기 위해서다. 이러한 작업은 대부분 마취도 없이 진행되어 돼지는 엄청난 고통과 스트레스를 받는다.

현장을 다녀보니 여러 매체에서 무분별하게 소개된 것과는 달리 모든 돼지가 제 몸 하나 겨우 누일 수 있는 철제 우리, 즉 스톨(stall)에서 생활하는 것은 아니다. 폭 60cm, 길이 210cm의 스톨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하며 3년 동안 살아가는 건 주로 모돈에만 해당한다. 이는 200~250kg에 달하는 어미 돼지를 쉽게 관리하고, 젖을 먹이다 새끼를 압사시키는 걸 방지하기 위함이다. 모돈은 새끼들이 젖을 뗀 후 일주일이면 임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원래 7~8주인 포유기간을 3~4주로 줄이면까지 살아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임신 상태로 보낸다.

닭은 크게 고기용인 육계(肉鷄)와 달걀을 얻기 위한 산란계(産卵鷄)로 나뉜다.

공장에서 찍어내듯 한 달 만에 ‘만들어내는’ 육계의 경우, 돼지와 마찬가지로 좁은 사육장 안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운동부족에 시달린다. 운동부족은 근육발달을 저해시켜 육질을 부드럽게 만드는 효과(?)를 발생시킬지는 몰라도, 이로 인해 몸이 약해진 닭을 빨리 키워내기 위해선 성장촉진제, 호르몬제가 마구 섞인 사료를 먹일 수 밖에 없는 부작용을 낳는다. 결국 깃털, 뼈, 내장이 크는 속도가 살이 찌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관절염에 걸려 제대로 걷지도 못하게 된다.

산란계는 날개 한 쪽 펴기 힘든 철제 우리(battery cage)에서 인공조명 때문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주구장창 알만 놓는다. 축산법에 따르면 국내 산란계 사육면적 규정은 0.042m2로 A4 용지 한 장(0.062m2)보다 작지만, 이러한 규정마저도 모든 농가가 지키는 것은 아니다.

더욱 잔인한 사실은 58~60주차쯤 산란율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4~9일 정도 먹이를 주지 않고, 이 중 2~3일 동안은 물마저 주지 않으며 심한 스트레스를 준다는 점이다. 이는 산란을 중지시키고 강제로 털갈이(換羽, 환우)를 시키기 위해서인데, 그렇게 강제환우를 시키면 4~6개월 정도는 다시 산란율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소는 크게 육우(肉牛)와 젖소로 나뉜다.

소의 경우엔 ‘밀집’이란 측면에선 돼지나 닭보다는 훨씬 나은 상태이다. 하지만 수컷은 태어나자마자 돼지와 같은 이유로 거세가 되고, 암컷은 육우의 경우엔 새끼를, 젖소의 경우엔 젖을 생산하기 위해 인공수정을 통해 항상 임신상태에 놓인다는 점에선 다른 축종과 대동소이하다.

덧붙이자면, 젖소 수컷은 고기용으로 쓰기도 힘들고 젖도 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외국, 특히 미국에선 수컷 젖소 송아지는 태어나자마자 바로 죽여 버린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주로 가까운 육우농가에 맡겨 고기용으로 키우지만, 소 가격이 폭락하면 몰래 죽이기도 한다.

공장식 축산의 최대 문제 – 똥?

현대 축산의 과제는 한정된 공간에서 되도록 많이, 최대한 빨리 가축을 생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공장식 밀식사육은 앞서 언급한 거세, 강제환우 같은 것들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를 야기했는데 그것은 바로 가축들이 배설하는 어마어마한 양의 똥과 똥이 분해되며 나오는 유독가스이다.

유기물, 특히 단백질은 분해되면서 아미노산 같은 영양소 뿐 아니라 암모니아, 황화수소, 메르캅탄 같은 악취물질도 발생시키는데 이 악취물질은 사실 유독가스이다.?실제로 축산농장이나 하수처리장, 맨홀 같은 많은 산업현장에서 유독가스 질식으로 인한 사고가 매해 일어나고 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최근 3년간 질식으로 인한 사망자는 37명, 부상자는 14명으로 질식사고는 일단 발생하면 부상보다는 사망이 높음을 알 수 있다.

암모니아

유독성 기체의 경우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허용 농도 기준을 정해 관리하고 있는데, 15분 접촉하는 경우의 단시간 허용 농도(short term exposure limit, STEL)와 8시간 작업 시간을 기준으로 하는 시간당 평균 접촉 질량(time weight average concentration, TWA)으로 구분이 된다. 암모니아의 경우 STEL은 25ppm이고 TWA은 35ppm인데, 사진에서 보듯 50ppm이 가볍게 넘어가는 돼지농가가 부지기수이다. 실제로 이런 축사에 들어가보면 순간적으로 눈과 목과 코가 따갑고, 하루종일 속에서 매케한 느낌이 난다. 잠깐만 들어가도 이런진대, 이런 곳에서 일평생을 사는 가축들은 어떨까? 입장을 바꿔 내가 이 속에서 한 달을, 아니 일주일만 생활한다고 가정한다면 난 죽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

이렇게 독한 유독가스 속에서 일생을 나다보니 자연히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호흡기 질병/피부 질병에 걸릴 수 밖에 없다. 이런 환경이 대장균 같은 병원균미생물도 촉진시키기도 한다. 또한 대부분의 가축사료의 원재료는 농약 범벅으로 길러낸 수입산이다. 방부제를 가득 쳤음에도 운송과 저장 과정 중 부패로 인해 독소와 곰팡이가 발생된다.

유독가스가 가득한 환경 속에서, 질 나쁜 사료를 먹이면서도 죽이지 않고 출하를 시키기 위해선 가축에 갖은 항생제를 먹일 수 밖에 없다. 이와 같은 사육방식은 가축을 키우는 게 아니라 판매가 가능할 때까지 버티게 만드는 것에 다름 아니다.

항생제?

우리나라는 축산물 생산량 대비 항생제 사용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이기도 하다. 이러한 항생제 과용이 인간에게도 문제가 되는 이유는 가축에 항생제가 잔류하게 되고, 그걸 섭취함으로써 각종 항생제에 내성이 생기는 슈퍼박테리아가 생길 위험이 있기 때문인데, 슈퍼박테리아에 감염이 될 경우 간단한 수술도 할 수 없게 되어 사망에 이를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2005년 슈퍼박테리아로 인한 사망이 19,000명으로 그 한 해 에이즈 사망자 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되었고, 2011년 5월과 6월엔 전 유럽이 유기농 오이에 생긴 슈퍼박테리아로 인한 공포에 떨었던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미 하천과 축산농가 곳곳엔 슈퍼박테리아가 득실댄다고 한다.

환경오염

또한 효율성, 경제성에만 초점을 맞추는 공장식 밀집사육은 수질오염, 기후온난화 등 환경오염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위의 영상에 따르면 미국의 공장식 농장 한 곳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은 미국 4번째 대도시인 휴스톤의 그것보다 더 많다고 한다. 한국 역시 문제는 심각한데, 런던의정서에 따라 2012년 1월부터 축산분뇨의 해양투기가 금지되었음에도 육상 처리 시절이 아직까지도 미비하다.

다른 동물은?

소, 돼지, 닭 말고 다른 동물에게도 공장식 밀집사육, 유독가스 문제, 항생제 남용, 사료문제, 환경문제 등은 동일하게 적용되는 사안이다. 수산양식을 예로 들어보자. 양식 역시 굉장히 밀집사육을 한다. 그런데 어패류도 똥을 싼다. 한마리 한마리가 배출하는 분뇨의 양은 작을지 몰라도 전체 개체수가 엄청나니 전체 분뇨량도 엄청나다. 살을 찌워야하기 때문에 사료로 항상 넉넉하게 준다. 이로 인한 문제는 오히려 가축보다 더 심각한대 물을 전부 빼지 않는 이상 물 속에 있는 분뇨 뿐 아니라 남은 사료를 치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물고기의 분뇨와 과잉사료가 물 속에서 부패하고 이것이 또 가스를 만들어내면 앞서 말한 유독가스로 인한 문제점이 순차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수질오염은 말할 것도 없고, 항생제도 쏟아 붓는 수준이다. 이렇게 어려우니 대하 양식의 경우 성공률이 30~40% 밖에 되질 않는다고 양돈을 하다가 대하로 종목을 바꾼 분이 이야기를 해주셨다.

고민거리

난 가축을 키우는 게 아니라 이렇게 공장에서 찍어내는 듯한 생산방식이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동물복지를 떠나 항생제 범벅이 되어, 사는 동안 관절염, 피부병, 호흡기 질환 등 갖은 병과 스트레스에 시달린 가축이 과연 사람에게도 좋을까? 생리적인 반응을 차치하고서라도 그런 고기가 맛은 좋을까? 끝내는 고기가 될 운명이라도 덜 고통스럽게, 제 습성을 지키며 살게 할 수는 없을까?

지금과 같은 과도한 육식에 대해 고민해 볼 만한 또 다른 시사점도 있다. 바로 가축의 낮은 에너지 전환율이다. 소고기 1kg를 얻으려면 7kg 이상의 곡물이, 돼지고기는 4kg, 닭고기는 2kg가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굶주림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음을 생각하면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리고 그런 육류소비가 늘어날수록 식량위기는 더 심각해진다. (이 통계는 미국의 상황이라 논거 자체가 믿을 수 없다, 다른 나라는 풀을 많이 먹인다..라고 주장하는 포브스의 글도 있는데, 미국이 세계 축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나 풀을 먹여서 곡물은 얼마나 적게 쓴다는 걸 명시하지 않아 논거가 좀 약한 것이 아쉽다)

사실 채식이 동물복지 뿐 아니라 앞서 이야기한 모든 문제점을 해결하는 근원적인 방법임은 틀림없다. 그렇다면 육식은 죄악이고 채식만이 답일까? 단지 동물만 아니라면, 농산물이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동물복지 뿐 아니라 ‘식물복지’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장식 축산이 인간과 환경에 끼치는 악영향 뿐 아니라, 공장식 농업으로 대표되는 현대 농업이 인간과 환경에 끼치는 악영향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씩씩(食識)하자 ? 육식/축산편에서는 끝내는 고기가 될 운명의 가축일지라도, 덜 고통스럽게 제 습성을 지키며 살게 할 수는 없을까 하는 화두를 던져 보려했다. 다음으로는 채식/농업을 다뤄보자.

 

“씩씩(食識)하자 – 육식/축산편”의 1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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